나는 전통적으로 이어온 한국적 정서의 덩어리감과 선, 도자의 기법들을 회화의 한 요소들로 바라본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적 정서와 정신을 전통으로부터 기인한 고전을 통해 입체의 달항아리를 평면 저부조의 도자 회화로 재해석해낸 작업이다. 흙판에 음각으로 조각 후 화장토로 상감기법의 표현을 하고 음각의 달항아리에 빙열유약을 얹어 불로 녹인 빙열유 상감기법이다.

전통적인 상감기법과 새롭게 고안한 빙열유 상감기법의 공존으로 전통과 현대의 접점으로 변화와 새로움을 추구한다. 그와 더불어 자연의 형상을 단순화시켜 함축적이고도 담백한 표현으로 한국적 정서를 전달하고 있다. 오랜 세월 변화무쌍한 흙을 관찰하듯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알 수 있는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은 심상을 흙에 새겨 불로 영원히 굳힌다. 도자기는 근본적으로 자연을 빌어 작가의 시선과 심상을 박제하는 변하지 않는 입체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